[조선일보/13.03.06] \'CT\'(문화공학)는 미래동력… 콘텐츠 개발 인재 육성

관리자
2013-03-28

동국대(총장 김희옥) 컴퓨터공학과 홍정모 교수는 2011년 개봉한 영화 '7광구'에서 유체 시뮬레이션 CG(컴퓨터그래픽) 기술을 보여줬다. '7광구' 중 불붙은 괴물 5개 장면이 홍 교수 작품이다. 유체 시뮬레이션은 물, 거품, 불 등의 움직임을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드는 고난도 기법이다. 홍 교수는 유체 시뮬레이션을 최초로 시도한 '터미네이터 3' 를 만든 미국 스탠포드대 전산과 론 페드코우(Ron Fedkiw) 교수의 연구실을 거친 '한국 유체시뮬레이션 1세대'. 그는 "미국 유학 당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CT(문화공학) 분야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며 "지금 동국대에서 다짐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홍정모 교수는 현재 '적인걸 2'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문학과 예술 등 인문학에 강점을 보여온 동국대가 최근 영화에서 사용되는 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을 통해 융·복합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국대가 추진하는 특성화 융·복합 연구 주제는 CT(문화공학)이다. CT는 연극과 영화, 광고 등 문화예술 분야와 정보통신 분야를 융합하는 분야다. 홍 교수는 동국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CT 분야의 촉망받는 미래 동력이다.

◇문화 콘텐츠 기술개발의 중심 '충무로 영상센터'

동국대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18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예산으로 동국대는 '차세대 융합형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2012년에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돼 최대 5년간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특히 동국대는 산학협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화, 디지털 콘텐츠, 정보통신, 인쇄 산업 등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특수성을 활용, 서울 중구 필동 '동국대 충무로 영상센터'에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동국대는 영화, 연극 등 문화 예술과 정보 통신을 접목한 융·복합 연구인‘문화 공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 연극학부 신영섭 교수와 학생들이 공연에 사용되는 음향·영상 장비를 실습해보는 모습. / 동국대 제공

 

센터에는 CT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작업할 수 있는 '엔지니어즈 아틀리에'를 구축했다. 여기에는 홍정모 교수뿐 아니라 조경은 교수(차세대 콘텐츠 기술), 정진헌 교수(컴퓨터 그래픽 기술), 김준태 교수(스마트콘텐츠 기술), 원치선 교수(3D 영상콘텐츠), 김인재 교수(차세대 방송통신콘텐츠 기술), 이종태 교수(오감 기술) 등이 연구하고 있다. 또 센터의 '콘텐츠 발전소'에서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 최규남 교수는 애니메이션 '머털도사 속편', 연극학부 신영섭 교수는 인터랙티브 전시물 '디지털 투호 놀이', 영화영상학과 정재형 교수는 3D 애니메이션 '로봇 알포'를 제작했다.

◇공대생 75%가 산학교육 참여

동국대는 기업 맞춤형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 교육과정과 인턴십·멘토링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공대생의 75%(2419명)와 예술대학 등 비(非)공대생 500여명이 각종 산학협력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실무 중심의 교육 덕분에 2010년 전국 산학협력중심대학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성과도 올릴 수 있었다고 동국대 측은 밝혔다.

특히 홍정모 교수의 경우와 같이 산업현장에서 즉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화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시리즈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낸 CT 산업을 벤치마킹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교양 과정도 융·복합 교육으로 혁신

동국대가 2000년 후반부터 추진해온 이공계 연구 인프라 확대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동국대는 작년 서울캠퍼스에 신공학관을, 일산캠퍼스에 약학관, 산학협력관, 종합강의동 등을 신설했다. 교수 연구실, 강의실, 세미나실, 실험실 등을 대폭 확충했다.

지난해 문을 연 신공학관은 연면적 2만3075㎡에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다. 신공학관은 IT와 전자전기, 반도체 관련 학과 연구실과 실험실로 이용될 예정이다. 교수는 물론 대학원생들을 위한 전용 연구공간도 배정됐다. 동국대는 신공학관 완공에 이어 기존의 공대 건물도 리모델링을 시행해 첨단 연구 인프라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동국대는 올해부터 융·복합 교육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교양 교육 혁신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인문학과 공학을 통섭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1학년 때부터 집중 교육하겠다는 것이다.

동국대의 이런 변화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인문학 교육에 융합형 이공계 교육을 더해 이공계와 인문학을 동시에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3/05/201303050117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