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TV/14.12.18] [기술돌풍]3D 프린팅을 위한 ‘3D 모델링 플랫폼’

관리자
2014-12-22
최근 3D 프린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제 3의 산업혁명을 만들어 가는 디지털 제조업의 견인차다”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예상보다 일반으로의 확산이 더뎌서 관련 업계의 성장이 지연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 ‘3D 프린팅을 위한 3D 모델링 플랫폼’을 공개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동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홍정모 교수님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교수님께서는 국내 3D 프린터 업계의 현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긍정론과 현실론이 혼재해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 가지 분석이 많습니다만, 제가 단적인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국내 전자 제품 체인점에서 가정용 3D 프린터가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시된 모습이 신기해서 옆에서 잠시 지켜보고 있었는데, 어떤 부부가 그 옆을 지나가다가 3D 프린터를 보게 됐습니다. 

남편은 당연히 3D 프린터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고 함께 있던 아내도 3D 프린터를 신기하게 쳐다보다가 묻습니다. 

“저걸 사면 뭘 만들어 쓸 수 있어?” 남편은 잠시 주저하다가 “응, 뭐든 만들 수 있어” 라고 얼버무리면서 아내와 함께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아쉬운 듯 다시 뒤를 한 번 돌아봅니다. 

이것이 실제로 가정용 3D 프린터 판매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분명히 3D 프린터에는 사람의 창조 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나 한국인들은 이런 고급 트랜드에 민감합니다. 

이미 한국에는 60여개 업체가 가정용 3D 프린터를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100만원 200만원 많게는 4~500만원까지 주고 3D 프린터를 집에 사온 다음 어디에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3D 프린터의 잠재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것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3D 프린터 제조사들이 보여주는 샘플들은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다운 받은 3D 모델로 만든 것입니다.

3D 프린터의 가능성 자체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굉장히 낙관적입니다. 

게다가 한국의 3D 프린터 제조 업체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하드웨어들을 잘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용 3D 프린터 시장을 여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3D 프린터를 사서 어디에 쓸지 즉 콘텐츠를 제공해 주면 됩니다.

질문2. 그렇다면 이번에 공개하신 '3D 모델링 플랫폼'이 바로 이런 목적, 그러니까 3D 프린터를 위한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개발된 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 네, 맞습니다. 

3D 프린터에 대한 일반인들, 그러니까 3D 프린터 비전문가들(적절한 표현인지 검토)의 관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합니다. 

지난달 15일 저희 동국대학교 LINC 사업단 주관으로 메이커 포럼을 개최했었는데 (영상 자료) 놀랍게도 3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의 7~80%가 3D 프린터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관심만으로 모여든 관객들이였습니다.

3D 프린터 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항상 나오는 화두가 ‘3D 프린팅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인데 이를 위해서는 바로 이 잠재 소비자 겸 생산자 즉 프로슈머 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 대다수의 3D 프린팅 교육 업체들은 정공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즉,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일반인들에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우리나라가 장기적으로 디지털 제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분명히 필요한 교육입니다.

문제는 이 소프트웨어들이 굉장히 어렵고 숙달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누구나 촬영할 수 있는 셀카라든가 누구나 그릴 수 있는 손그림으로부터 3D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고 사실 따로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미리 정해진 형태에 셀카와 같은 개인화된 정보를 추가하여 최종 모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누구나 단 하나 뿐인 나만의 제품을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자유도를 갖는 3D 프린터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또한 많은 콘텐츠 공급자들의 발목을 잡는 저작권 문제로부터도 자유롭습니다.

질문3. 굉장히 흥미로운 접근 방법인 것 같은데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접속자 통계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3D 프린터 사용자들이 얼마나 콘텐츠에 굶주려 있었는 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공개를 시작한지 이제 한 달 조금 넘었고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순방문자 그러니까 전문용어로 unique visitor가 이미 2천명을 넘었습니다.

60여개의 나라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많은 3D 프린터 사용자들이 이 플랫폼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제품들을 만들고 있고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취미로혹은 선물용으로 제품을 만드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이미 상업적인 제품을 디자인해서 판매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지고 성공하는 사례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3D 프린팅 생태계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용법이 워낙 간단하기 때문에 곧 교육에도 활용될 것 같습니다. 

두바이에도 “가족을 위해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고 일시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느라 꺼두었더니 미국에서 “아들 여자친구 생일 선물 만들어야 하니 빨리 켜달라”라는 이메일이 바로 날아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습니다.

질문4.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기대되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 제가 개발하고 있는 3D 모델링 플랫폼은 3D 프린터가 가진 잠재력에 비하면 아주 작은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저는 지난 10여년간 영화 특수효과 기술들을 개발해왔는데 이 기술들을 단계적으로 적용해서 3D 프린터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동국대학교 LINC 사업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을 통해 3D 프린팅 전문가뿐 아니라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등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디지털 제조업 생태계를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가 미래형 디지털 제조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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