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15.02.14] 산학협력, 대한민국 지역경제의 가능성을 비추다

관리자
2015-02-16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교육부의 대표 브랜드 사업인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이 올해 4년째로, 2016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LINC 사업은 ‘지역대학과 지역산업의 공생발전’을 비전으로, 전국 각 권역별 산학협력 선도대학을 선발·육성하고, 지역 산업체들과 연계하여 ‘인력양성 및 기술개발·이전 → 고용 및 기술혁신 → 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 정착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방에 위치한 소규모 국립대학으로서 사업 첫 해부터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금오공대의 채석 사업단장은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을 여러 건 해봤지만, 대학의 체질을 산학협력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도록 기획된 LINC만한 사업이 없었던 것 같다”며,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대학의 변화를 추동하는데 시발점이 된 것이 LINC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3년간 LINC 사업을 통해 대학과 기업들은 산학협력의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동국대 LINC 사업단과 UHD콘텐츠 전문기업 아바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유명 방송미디어 콘텐츠사인 SPI 그룹과 10만달러 상당의 UHD 콘텐츠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대전대 LINC 사업단에서 R&D 기술을 지원받은 ㈜HLS글로벌은 한방화장품 I'SPIRIT(아이스프릿)을 론칭해 중국 수출 계약에 성공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기업의 성공사례가 전국 85개 LINC사업단에 가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기업체의 경쟁력 확보뿐 아니라 대학 내 교육프로그램도 LINC 사업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현장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캡스톤디자인 수업, 현장학습,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규모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LINC사업 첫 해인 2012년 대비 2013년 현장 실습 이수학생이 64.1% 증가했고, 학생 창업자 배출, 학생 특허출원 등의 창의적 인재 배출에서도 크고 작은 성과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LINC 사업의 성과들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2013년 LINC 사업 참여 대학의 평균 취업률은 64.8%로 2013년 전국 대학 취업률 평균 59.3%보다 5.5%p 높게 나타나, 대학과 기업의 거리 좁히기가 청년 취업난 해소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산학협력에 지속적인 투자와 확산 필요

최근 들어 산학협력과 관련해 대표적인 해외 벤치마킹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 대학 중 하나가 캐나다에 워터루 대학이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학교라고 해서 화제가 됐던 워터루 대학은, co-op(cooperative education) 교육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 학생들은 co-op을 통해 재학 중에 다양한 기업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160여명의 co-op지원센터 직원들이 세계 각국에 기업체들과 학교와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이 대학의 학생들은 협약 맺은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이수한 후에 원하는 기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간다. 학생들은 회사 직원들과 동일한 기준의 급여을 받고, 정부가 인건비의 2/3를 지원한다. co-op을 이수한 학생들은 졸업 시에 이미 1~2년의 경력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에 학교와 기업 간의 간극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워터루 대학과 같은 산학협력 시스템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그러나 산업체와 대학 관계자들은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대학들의 의미 있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생적인 성장 여건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광주에서 열린 제4차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포럼에서, 산업체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기업들과의 협력을 위해 채용돼 있는 산학협력중점교수들은 ‘현재 산학협력의 단계가 산업계에서 움직일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학이 정부의 산학협력 실적을 위해 일방적으로 기업을 도와주는 반쪽 산학협력이 아직도 많고, 산학협력이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기업들의 인식이 저조해 아직까지도 자발적으로 산학협력에 동참하는 기업이 적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이들 산학협력중점교수들의 지적과 같이, 현재 우리나라의 산학협력 수준은 기업들에게 ‘산학협력이 기업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게다가 대학의 체질을 산학협력으로 개선하는 데 있어 탁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LINC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내년까지만 진행된다면 국내 산학협력 수준은 다시 쇠퇴할 것이 자명하다.

산학협력 우수국가들과는 다른 성장 과정을 겪어 온 우리 대학과 기업들이 아직 자발적, 지속적 산학협력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산학협력을 통한 기업 경쟁력 제고와 맞춤형 인재양성을 통한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가 시대적 과제로 대두된 지 수년째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산학협력 성공사례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성과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대학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하는 LINC 사업과 같은 산학협력 지원사업에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 듯, 기업과 대학도 함께해야 온전히 날 수 있다.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21414087488179&outlink=1